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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팔꿈치, 정강이. 바디로션을 아무리 발라도 며칠이면 다시 하얗게 들뜨는 부위가 있다. 각질을 밀어내도 그 자리에 똑같이 올라온다. 여름에도 팔다리를 가리게 되고, 옷을 벗으면 하얀 가루가 떨어진다.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보습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유분감 있는 로션을 찾고, 각질이 두꺼워지면 밀어낸다. 그런데 피부과학 연구는 오래전부터 조금 다른 지점을 보고 있었다.
정상적인 피부에서 각질세포는 만들어져 떨어져 나가기까지 약 4주가 걸린다. 그런데 건선처럼 표피의 증식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진 피부에서는 이 주기가 며칠 단위로 짧아진다. 미처 정상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세포가 표면에 계속 쌓이면서 하얗고 두꺼운 인설(scaling)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표면의 각질을 물리적으로 제거해도 결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만들어지는 속도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리한 스크럽이나 때 밀기는 자극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이 지점에서 피부과학 분야가 오래전부터 들여다본 성분이 하나 있다. 우레아(Urea)다.
1996년, 독일 킬(Kiel)대학의 하게만(Hagemann)과 프록쉬(Proksch) 연구진은 판상 건선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같은 환자의 병변을 나누어 한쪽에는 10% 우레아 연고를, 한쪽에는 우레아를 뺀 기제(vehicle)만을 바르고, 나머지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채 2주간 비교했다.
결과는 학술지 Acta Dermato-Venereologica에 실렸다. 우레아를 바른 부위에서 관찰된 변화는 다음과 같다.
2015년, 건선에서 사용되는 각질용해제와 보습제 연구들을 종합한 체계적 문헌고찰(systematic review)이 발표됐다. 이 리뷰는 앞선 1996년 연구를 다시 분석하면서, 10% 우레아를 사용한 부위의 scaling — 즉 인설·각질 임상점수가 약 60% 감소한 것으로 정리했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우레아가 두 가지 성질을 동시에 갖는다는 점이었다. 물을 끌어당겨 수분을 유지하는 보습(hydration) 작용과, 단단하게 뭉친 각질을 부드럽게 푸는 각질 연화(keratolytic) 작용이다.
국내에 우레아 10% 제품이 있는지 먼저 확인하기· 본문 하단에서 이어집니다우레아라는 이름은 낯설게 들리지만, 원래 피부의 천연보습인자(NMF)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건강한 각질층에는 우레아가 일정량 존재하며, 건조하거나 장벽이 손상된 피부에서는 이 함량이 낮아진다고 보고돼 왔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우레아는 농도에 따라 하는 일이 달라지는 성분이다. 같은 우레아라도 몇 %냐에 따라 보습제가 되기도 하고, 각질용해제가 되기도 한다.
즉 농도가 높을수록 각질을 무르게 하는 힘은 커지지만, 그만큼 자극 가능성도 함께 올라가 매일 넓은 부위에 바르기는 어려워진다. 매일 팔·다리·등처럼 넓은 부위에 쓸 수 있으면서, 각질까지 함께 건드릴 수 있는 지점이 연구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10% 부근이었던 셈이다.
“우레아가 들어있는가”가 아니라
“몇 %인가”를 봐야 했다.
아닙니다. 고농도 우레아는 각질을 무르게 하는 힘이 강한 대신 따가움이나 자극이 나타날 수 있어, 보통 단기·국소 사용을 전제로 합니다. 매일 넓은 부위에 바르는 용도라면 오히려 지속적으로 사용 가능한 농도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상처가 있거나 장벽이 많이 손상된 부위에서는 일시적인 따가움이 느껴질 수 있습니다. 처음 사용할 때는 좁은 부위에 먼저 발라보고, 이상 반응이 있으면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물리적인 스크럽이나 때 밀기는 이미 쌓인 각질을 표면에서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우레아는 각질을 부드럽게 만들면서 동시에 수분을 잡아두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접근 자체가 다릅니다.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농도가 10%라면, 실제로 그 농도를 담은 제품이 국내에 있는지 확인해봤다.
찾아보니 국내에도 우레아를 10%, 즉 100,000ppm 함유한 대용량 바디크림이 판매되고 있었다. 팔·다리·등처럼 넓은 부위에 매일 바르는 상황을 고려한 300ml 용량이다.
함량을 ‘함유’ 수준이 아니라 숫자로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서 짚은 기준에 해당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